[천안]노동자에게 일터는 제2의 보금자리다. 하루의 3분의 1 이상을, 가끔은 집보다 더 오랜 시간 머무르며 삶의 동력을 얻는다. 그렇기에 일터는 즐겁고 안전해야 한다. 우리나라 노동자들은 안전한 일터를 스스로 쟁취해냈다. 그 소산 중 하나는 노동자의 작업환경측정을 법제화(산업안전보건법) 한 것이다. 작업환경측정은 노동자의 작업환경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하는 일이다. 유해화학물질은 물론 분진, 소음, 온도까지 쾌적한 노동환경을 저해하는 요소를 모두 조사한다. 안전한 일터를 위한 기업의 중요한 책무다.
작업환경측정은 전문기관이 기업을 조사해 그 결과를 고용노동부에 보고하고 노동부가 이에 대한 검토와 보완조치를 내리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전문기관의 정확하고 세심한 조사가 노동자의 위험을 막는다. 인적자원을 지킨다는 점에서 전문기관의 능력과 성실함이 우리나라 경제에 꽤 큰 부분을 차지한다.
JS산업보건연구소(이하 JS) 박상일 대표는 기업의 노동환경·보건 전문가다. 그는 2006년 JS를 창업한 이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민간재해예방기관 평가에서 작업환경측정기관 분야 A등급을 놓친 적이 없다. 평가결과를 공식적으로 공포한 2018년부터도 4회 연속 A등급을 받았다. 보건관리전문기관 분야에선 평가를 시작한 2022년부터 4년 연속 A등급이다.
공단 평가에서 A등급을 받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보건관리의 경우 지난해 평가에서 대전지방노동청이 관할하는 대상기관 21곳 중 6곳 만이 A등급을 받았다. 이 중 대학병원과 협회를 제외하면 JS를 포함해 2곳 뿐이다. 고급인력 보유가 평가지표이기에 의사와 간호사를 다수 확보한 병원이 유리하다. 위탁관리 기업의 산재율이 높아지면 등급을 받기 어렵다. JS의 A등급 유지는 앞선 능력과 꾸준함을 의미한다.
박 대표는 작업환경측정과 보건관리 분야에 전산화를 일찍 도입했다. 그는 충청권 측정기관 중에서는 첫 시도였다고 했다. 그동안은 조사자가 수기로 기록을 남겨 관리했다. 전산화 도입 이후 기록은 프로그램에 저장됐고 측정결과가 도식화·통계화됐다. 결과지에는 수년간의 측정결과가 한 눈에 보기 쉽게 정리됐다. 기업은 결과지를 토대로 개선점을 찾아 안전관리 계획을 면밀히 세울 수 있었다. 측정자의 업무 효율도 높아졌다. 특히 결과지에는 사업장 IP주소가 찍혀 검사의 신뢰도를 높였다.
박 대표는 자금이 생길 때마다 수억원을 호가하는 검사 장비를 들이고 있다. 검사의 정확성을 높이고 항목을 더 늘리기 위해서다. 민간기관이 고가의 장비와 시스템 개선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일은 흔하지 않다.박 대표는 노동자의 안전한 작업장에 열의가 있다. 현재 JS가 관리하는 사업장은 700여개에 달한다.
박 대표는 "작은 사업장에도 산업보건관리 혜택을 줄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출처 : 대전일보(https://www.daejonilbo.com)